비트코인이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또 하락하고 있는 중인데요. 비트코인과 달러와의 관계, 그리고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물교환의 시대를 지나 화폐가 생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물교환의 시대에는 내가 A라는 물건이 필요하면 내가 가진 다른 물건으로 교환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계속 들고 다니면서 거래를 하면 너무 번거롭고 힘들겠죠? 그래서 A의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화폐죠.
천 원짜리 지폐 발행
천 원 = A
이렇게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죠. 그런데 살다 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누군가 A를 하나 더 생산한 겁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A는 2개인데 천원은 11개밖에 없습니다. 그럼 거래를 할 수가 없겠죠?
여기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천 원을 더 발행하여 페어를 맞춘다.
2. 1000원은 고정하고 A의 값을 500원으로 하락시킨다..
위 방법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당연히 1번이 맞다고 생각하고 계시지 않나요? 내가 보유한 A가 하루아침에 500원이 되는 것은 말도 안 되니 말이죠.
그러나 이것이 화폐의 함정입니다. 1번 해결책은 엄청난 부작용이 있는데요. 천 원을 더 찍어낼 경우에 새로 발행한 천 원을 과연 누가 먼저 받게 되냐는 것입니다. 일종의 불로소득인 천원을 받고 못 받고에 따라 형평성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죠.
과거에는 왕이나 화폐를 찍어낼 수 있는 권력자들이 이 불로소득을 챙겼습니다. 한마디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화폐를 찍어 자산을 늘린 것이죠. 그러다 보니 옛날의 화폐제도는 꽤나 엉망이었습니다. 감시도 어려웠고요.
그러다 영국에서 금본위라는 것을 실시합니다. 금본위는 간단히 말해 국가의 금 보유량만큼만 화폐를 발행하겠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내가 1파운드 지폐 소지했다는 뜻은 국가로부터 1파운드만큼의 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뜻이었죠.
그래서 영국이 금본위를 했을 때 화폐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었고 신뢰가 탄탄했습니다. 이후 모든 선진국들이 금본위를 따라 할 정도였죠. 화폐가 정량 발행이다 보니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산보다 화폐의 가치가 높았었죠.
하지만 금본위에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화폐를 보유한 금만큼만 발행하다 보니 항상 시장에 통화량이 모자랐던 것인데요. 더군다나 1900년도엔 세계대전이 일어나 전쟁물자 조달을 위한 화폐가 많이 필요했는데 통화량이 매번 부족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그런데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 패권국가가 된 미국은 달러를 자국이 보유한 금보다 많이 찍어내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보니 금본위로 쌓였던 국제 화폐시장의 신뢰가 추락하기 시작했고, 이미 보유한 금보다 달러를 더 찍어낸 미국은 발행한 달러만큼 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이때 미국은 파산하는 게 맞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파산은커녕 강대국 지위를 이용하여 금본위를 폐지하고 달러를 국가 법으로 가치 보증하는 지금의 변동환율제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달러라는 종이를 자기들 맘대로 찍어내겠다는 뜻이죠. 앞서 말한 1번 해결책이 영국 금본위로 2번 해결책으로 바뀌었는데 미국이 다시 1번 해결책으로 바꿔버린 것이죠. 이후 모든 국가들이 너도나도 환율변동제로 변경해 버립니다. 사실 권력이 있는 입장에서는 1번 해결책이 훨씬 좋겠죠. 돈을 마음대로 찍어서 자기 주머니에 넣을 수 있으니깐 말이죠.
이로 인해 화폐는 시간이 지날수록 통화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필수적으로 발생하게 되었으며 각국은 중앙은행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화폐경제라는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양심 있게 발행하지 않았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것을 악용하여 자국이 유리한 데로 마음대로 찍어서 뿌렸죠. 그런 바람에 그것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각종 경제문제가 터져왔고, 이로 인해 사태를 책임져야 할 경제주체들은 손해 하나도 안 보고 그 폭풍에 휘말린 서민들만 손해를 보았습니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 난리 때마다 부자들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삼아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카모토 사토시가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 한정 발행이기 때문에 금본위와 근본적으로 맥락이 같다고 보면 되는데요.
화폐 통제권을 누군가가 가질 수 없으며 화폐의 가치가 자산보다 높아지는 2번 해결책의 모습이죠. 그래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달러의 위상이 낮아지기 때문에 IMF 등 여러 기관들에서 견제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기로 하였고, 남미 및 아프리카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금융위기 때마다 미국의 달러 때문에 경제가 힘들었던 국가들은 엘살바도르처럼 비트코인을 수용하고 미국이 달러를 휘두를 때 비트코인의 보유량을 늘리면 미국의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미국도 금리인상이나 테이퍼링 등의 얘기를 꺼내면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하는 것 같고요.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돈을 더 풀어야 하는데 돈을 풀면 또 이 돈이 증시나 비트코인으로 흘러갈 거고 이러면 비트코인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오르면 후진국, 연합국들의 비트코인 수용은 가속도가 붙을 거고, 그럼 미국은 점점 달러 패권을 잃게 되겠죠? 그렇다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자국 경제부터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게 되니 미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 되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비트코인이 가치가 없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은 변질되지 않는다는 특성 하나로 가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형의 어떤 것이 아니라 무형이지만 불변한다는 것에 대하여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만약 비트코인의 파장 효과가 두려웠다면 선진국들은 이미 비트코인을 없앴어야 했는데 아직도 없애지 않은 것을 보면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수용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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